완벽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람들은 일상에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히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병적인 것으로 지각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편람(DSM-Ⅴ)에 완벽주의라는 진단명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현재까지는 완벽주의가 정신적 질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완벽주의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우리를 괴롭히는 것일까요? 많은 연구에서 완벽주의를 정의하고 있는데 공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달할 수 없는 높은 기준을 설정하고 비판적으로 편향된 자기평가과정”입니다. 완벽주의는 적응적 완벽주의와 부적응적인 완벽주의로 분류되며 자신에게 높은 기준을 부과하는 것은 적응적인 특성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가혹한 비판적인 평가는 부적응적인 완벽주의의 특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가 부적응적으로 활용될 때 우리가 경험하는 심리적 불편감이 더 크기 때문에 부적응적 완벽주의의 특징과 극복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부적응적인 완벽주의를 인지, 정서, 행동, 대인관계 측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부적응적인 완벽주의자들의 인지적 특징은 기준충족에 대한 경직된 열망과 비판적인 자기평가입니다. 비판적인 자기 평가과정에서 흔히 보이는 주의편향과 인지적 오류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공한 경험은 무시하거나 평가절하하며 실패한 경험에는 많은 주의를 기울여 사소한 실패를 더 극단적이고 절망적인 것으로 지각합니다. 과도하게 비판적인 자기평가 과정은 수행불안, 관심사의 위축, 사회적 고립, 소진, 기분의 처짐, 전반적인 실패감 등을 경험하게 합니다. 그리고 완벽주의적인 특성을 가진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사고의 틀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같이 비합리적 신념을 가지고 있고 자기비판적인 사고에 몰입해있다면 부정적인 정서경험에 취약한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자기평가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어 수치감, 죄책감, 당혹감 같은 감정을 많이 경험하게 된다. 완벽주의자들이 경험하는 대표적인 부정적인 정서는 우울과 불안입니다.
부적응적인 완벽주의자들의 행동적 특성으로는 만성적인 지연행동, 하던 일을 미루거나 쉽게 포기하는 행동, 과도하게 신중하고, 과도하게 검사하고 세부사항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실수로 인한 위험감수 또는 새로운 시도를 회피하는 행동을 보입니다.
대인관계에서는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을 타인이 알게 되면 자신을 거부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부적응적인 완벽주의자들은 환경에 대한 위협감과 두려움을 경험할 경우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고 싶은 마음과 사회적 거리를 두는 두 가지 반응을 보입니다. 타인의 인정을 추구하는 반응은 타인과 비교적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유지할 수 있으나 타인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면 쉽게 우울해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사회적 거리를 두는 반응을 선택할 경우 타인과의 접촉을 적극적으로 피하고 피상적인 대인관계(정서적 거리를 두고 자기개방을 하지 않음)를 맺고 약한 사회적 지지체계로 인해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부적응적인 완벽주의와 관련된 대표적인 정신장애는 섭식장애와 강박장애가 있습니다. 완벽주의가 섭식정애의 발생과 유지에 주된 역할을 한다는 보고들이 있으며 실패와 같은 부정적인 생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면 폭식증상을 보이기 쉽다고 합니다. 섭식장애는 자신의 완벽주의적인 기준을 음식섭취, 몸매, 체중조절에 경직되게 적용함으로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하게 됩니다. 강박장애는 위험에 대한 회피성향이 강해 환경에 대한 과도한 통제욕구를 보이게 되는데 통제 욕구가 어느 정도 높은 경우에는 강박증상 없이 완벽주의적인 행동만 보이지만 통제욕구가 극단적으로 높을 경우, 완벽주의적인 행동 뿐만 아니라 강박증상도 함께 보일 수 있습니다.
아래의 문항을 잘 읽고 자신과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곳에 ✓표를 합니다
나의 점수 합게는 ( ) 점
부적응적 완벽주의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이 완벽주의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다는 인식 또는 자각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 제시된 내용들에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부적응적 완벽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인지적 오류를 범한다는 점입니다. 다음 내용들을 읽고 합리적 사고를 하기 위해 노력해보시기 바랍니다.
부적응적 완벽주의자들은 작은 실수를 큰 실패로 생각하기 때문에 실수로부터 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재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비난하면서 과거의 자신을 그리워하며 지금-여기에서 충실하지 못할 때 우리는 미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현실에 충실하지 못하기 때문에 완벽해질 가능성이 점점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자신의 장단점을 균형있게 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비록 완벽하지 않더라도 가치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참고문헌>
정도언(2009). 프로이드의 의자. 웅진 지식하우스
조현춘 외 4인 역(2014). 심리상담과 치료의 이론과 실제 9판. Cengage Learning.
김윤희, 서수균(2008). 완벽주의에 대한 고찰: 평가와 치료, 한국심리학회지 : 상담 및 심리치료, 20(3), 581-613.
이동귀, 배병훈, 함경애, 천영아(2015). 완벽주의와 우울의 관계: 1990-2014년 국내 출간논문에 대한 동향 및 메타분석. 한국심리학회지 : 일반, 34(1)
김지현, 박기환(2010). 완벽주의의 기능성 : 완벽주의와 적응지표들의 관계. 한국심리학회지: 건강. 15(4). 765-780.